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qO_-b_1VWEk

창천 거리가 완공된 이후 며칠이 지나고, 신전기사단 내 자신의 집무실에서 보고서를 읽던 아이메리크는 슬슬 상층의 폐건물들도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, 하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. 용시전쟁이 종결되고 용과 화합을 이루며, 하층에서 떨고 있던 성도민들에게 집을 준 것까지. 많은 모험가들과 여러 귀족들 덕분에 큰 일은 이뤘지만 상층이라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. 물론 하층보다야 훨씬 나았으므로 뒤로 미룬 것은 있겠지만 말이다.

큰 공을 세워준 장인들의 이름을 정리하고, 감사의 인사를 적은 공고문에 자신의 서명을 적어내리는 아이메리크의 앞으로,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. 예정에는 없었지만, 손님이 방문하였단 이야기. 보통 바쁜 사람이 아닌 아이메리크에게 프리패스로 올 수 있는 손님이란, 나라 간 중대사를 가져왔거나 이슈가르드 내 긴급 사안을 들고 온 전령. 그리고 에오르제아의 영웅이었다. 문득 아이메리크가 손에 들고 있었던 장인의 명부를 내려다보자, 꽤 위쪽에 적힌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.

“잘 지내고 계셨는지요. 엔티타스입니다.”

그리고 이내 들어온, 그 이름의 주인공이자 에오르제아의 영웅. 동시에 용시전쟁의 종결자를 아이메리크는 반가운 인사로 맞이하였다. 창천 거리의 부흥까지 도움을 준데다가, 디아뎀 제도 내에서 물자를 많이 들고 와 자신의 이름을 올린 주인공이기도 했기에. 무엇보다, 그는 자신의 맹우가 아니던가? 비록 엔티타스에겐 다른 맹우가 있다 해도 말이다.

그 맹우의 존재는 이제 세상에 없음에도, 엔티타스는 무엇을 위해 이슈가르드를 또 다시 도왔을까. 그 속내를 영원히 알 수 없을 아이메리크는 그에게 환대하는 미소만을 보이며, 이곳에 온 용건을 물었다. 보통이라면 절대 찾아오지 않을 사람이었으니까.

“실은, 상층에 존재하는 저택 한 채와 관련된 이야기인데...”

같은 시각. 비슷하게 거리의 부흥을 끝낸 모험가들이 여관의 방을 빼며 짐을 챙겨 나가는 사이로, 세 개의 잔이 거세게 부딪혔다. 건배! 힘찬 소리와 함께 단숨에 술을 들이키는 세 사람. 동생을 위해 디아뎀 제도에서 물자를 캐 왔던 아리엘과, 순위 경쟁이 해 보고 싶어 가명을 대고 참여한 테네바, 그리고 창천 거리와 디아뎀 사이에서 연락책을 맡아준 제더카이어가 그 자리에 있었다.

“블레어씨 동생 분은 안 오신다니 아쉽네요.”

“가죽 공방에 인사하러 간다고 했어요! 거리도 좀 구경하고 싶다나. 하긴, 걔는 공동 작업도 빠진 적 없다면서요?”

“우린 그럴 정신도 없었지만! 으으, 햇빛 비출거면 눈은 안 와야 하는 거 아냐...?”

각자만의 모든 활동을 마치고 뒤풀이를 위해 모였지만, 순위 경쟁에 뛰어들었던 테네바는 그 건배를 마지막으로 힘을 다 썼다는 듯 의자에 늘어져 있었다. 구스타프에서 본다면 분명 귀족 체면이 어쩌고 했을테지만, 지금의 테네바는 에어로. 즉 가명으로 이슈가르드 하층에 머물고 있기에 전혀 신경쓰는 모습이 아니었다. 제드는 테네바라면 본래 얼굴로도 철판 깔았으리라 생각하고 있지만.

“좀 더 체력이 받쳐줬다면 하루종~일 있었을거야!”

“그러다 죽는다. 에어로 씨.”

“뭐 어때! 엔티타스는 계속 달리고 있던데! 그 사람이야말로 안 지치나 몰라?”

“좀 죽을 것 같긴 해요. 잘 지냈어요?”